여행 이야기

모두가 잠든 새벽은 내게 묻네-김별 시인

점점The 2025. 5. 25. 21:40

모두가 잠든 새벽은 내게 묻네
/ 김별

모두가 잠든 새벽은 내게 묻네
사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어느 것이 무겁고
죽는 것과 사랑하지 않는 것과는 무엇이 다르냐고
불필요한 여기 어둠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이유를 두고
찾지 못한 아름다움과 진실 그것이 달콤한 거짓과는
어느 것이 더 쓰고 견디기 쉽고 힘드냐고

모두가 잠든 밤 새벽안개
작은 입자가 다시 내게 묻네
천년을 살아도 태어난 자리가 무덤인 나무처럼
바람보다 더 자유로울 수 있겠냐고
강물은 굳이 바다를 약속하지 않는다 해도
굽이굽이 휜 기다림을 그리움 없이도 참아낼 수 있겠냐고

아무도 깨어 있지 않고 불면에 든 밤
새벽안개에 싸여 희미한 불빛을 껌뻑거리는 가로등
그 퇴색된 얼굴이 등 뒤에서 다시 묻네
길이 없는 길에서 다시 길을 찾을 수 있겠냐고
달맞이꽃마저 향기를 잃고 쓰러진 여기
길을 접어 길을 완성할 수 없겠냐고

골목길 쓰레기를 모아놓은 전봇대가
선승처럼 돌아앉아 다시 묻네
답이 없는 문제를 끝없이 풀어야 하는 삶의 빗장을 열어
빛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겠냐고
어둠 속에 갇혀버린 빛
어쩌면 어둠보다 더 캄캄하고 눈을 멀게 했던 빛
그 속에서 다시 빛의 알갱이를 찾아
가슴 속에 별밭을 일굴 수는 없겠냐고
모두가 잠든 새벽은 내게 다시 묻네
#모두가잠든새벽은내게묻네#
김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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