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꿈속에 삶/김별 시인

점점The 2025. 7. 5. 13:00

꿈속에 삶 / 김별

언제나 꿈속에 살았다.
현실에서는 너무 살기가 힘들어서
꿈속에 살기를 원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향기를 찾아 꿀을 탐하는 곤충처럼
머무를 수 없는 마음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꿈속의 삶도 치열했고
한없이 추락하는 악몽일 경우가 종종 있기는 했지만
오르가즘도 있었고 그래도 견딜만했다.

유체이탈하듯 몸과 마음이 때로 분리되거나
몸을 등신불처럼 앉혀 놓고 마음만 홀씨처럼 빠져나가거나
그렇게 서로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낯설어져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야 할 때가 많았지만
그런 세월이 서로를 더 지탱하게 했다.

단절일 수 없는 과정이기에 탈피하듯
성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진화였을까
매화나 장미처럼 꽃과 향기가 같은 몸이었건만
향기를 팔아도 나쁘지 않다는 것 말이다.

그것은 둘이 만나 하나를 이루는 것이 보편적인 대자연의 이치라 해도
분리되는 과정이 더 아름답거나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령 꽃과 환각의 진액을 분리하는 위험한 행위라 해도 말이다.

세상을 견딜 수 있는 힘은
각자 갈라파고스화 되었을까
가면을 써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처럼
몸과 마음 영혼까지 분리되거나 합치되어야 하는 삶도 있다.
알람 대신 오랜 습관이 고단한 몸의 의식을 깨운다.
다시 유체이탈의 시간이다.

#김별시인#꿈속에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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