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우화의 강-마 종기시인

점점The 2025. 5. 16. 08:06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가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을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어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 듣고
몇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우화의 강#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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