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이야기

어떤 그리움을 타고 너에게로 갈까-김 진경시인

점점The 2025. 8. 9. 05:38



어떤 그리움을 타고 너에게로 갈까 / 김진경


어떤 그리움을 타고 너에게로 가야 하는 걸까
덕유산으로 통하는 영동에 다다라서야
칠월 마른 장마에 타는 어린 벼들이
시퍼렇게 날을 세운 채 가문 하늘을 징그러워 하며
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삶의 궁벽진 터널을 여러 번 지나고
터널에서 튀어나올 때마다 뭉클한 깃털을 펼친
구름 무더기가 시선을 훔쳐간다
줄담배를 피워대며 고뇌했던 지난 밤을
꼬박 보내고 나서도 나는 네게 도달할 수 있는
그리움의 통로를 찾지 못했다
폐교가 예정된 낡은 분교 옆으로 한때 영화로웠을
호사스러운 기억들을 덮쳐 담고 개울이 멈춰 서 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멸망 직전에 더 섬뜩하게
각인 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영동역을 완전히 빠져나가서도 힐끗 스치기만 했던
생강밭이 나를 따라온다 혹,
뻣뻣이 하늘을 찌르고 서 있는
생강줄기 사이, 잎새가 부딪치는 순간
너를 향한 공간이동의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닐까

#어떤그리움을타고너에게로갈까#김진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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