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이야기

안녕 - 김별 시인

점점The 2024. 12. 29. 21:16



저 붉은 잎들이 다 지기 전에
뱀들은 땅속으로 돌아가리라
돌아가
자유와 행복을 묻으리라

나도 저들을 따라
더 깊고 아득한 곳으로 돌아가리라
돌아가
망각 속에 모두를 잊으리라

안녕 버리지 못한 참혹한 꿈들아
안녕 아름다움을 피우지 못한 눈물겹던 사랑아
안녕 숱한 밤 피눈물을 삼키다가 학살당한 시들아

안녕... 안녕... 안녕...
죽음보다 두렵던
삶이여 안녕

준비 없는 이별로 무엇을 약속할 수 있으랴만
썩어져 내린 자양분이 다시 빛깔과 향기를 잉태하고
어느 눈 뜬 아침
다시 꽃보다 눈부신 새빛이 빛나리라

잎들은 피어나
청춘과 생명을 노래하고
광야에서 기다린 천년의 대답을
그대여! 감격 속에 들으리라

#안녕#김별시인

'맛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세포의 천적  (2) 2024.12.31
겨울차창 - 나태주 시인  (0) 2024.12.30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김 상근  (2) 2024.12.29
Dear Moon by 아이유  (2) 2024.12.26
돌아가는길- 문정희 시인  (0) 2024.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