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붉은 잎들이 다 지기 전에 뱀들은 땅속으로 돌아가리라 돌아가 자유와 행복을 묻으리라 나도 저들을 따라 더 깊고 아득한 곳으로 돌아가리라 돌아가망각 속에 모두를 잊으리라 안녕 버리지 못한 참혹한 꿈들아 안녕 아름다움을 피우지 못한 눈물겹던 사랑아 안녕 숱한 밤 피눈물을 삼키다가 학살당한 시들아 안녕... 안녕... 안녕... 죽음보다 두렵던 삶이여 안녕 준비 없는 이별로 무엇을 약속할 수 있으랴만 썩어져 내린 자양분이 다시 빛깔과 향기를 잉태하고 어느 눈 뜬 아침 다시 꽃보다 눈부신 새빛이 빛나리라 잎들은 피어나 청춘과 생명을 노래하고광야에서 기다린 천년의 대답을 그대여! 감격 속에 들으리라 #안녕#김별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