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김별
내가 앓고 있는 창가에
아주 떠났으리라 믿었던 여인이
거짓말처럼 찾아왔다
눈부시게 창백한 얼굴로 서서
곧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아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어디에 있었느냐고
잘 있었느냐고
목젖을 막아서는 설움이 일어
끝내 한 마디 묻지 못했다
속으로 삭이는 한숨에도 꺾일 듯이
작고 나약한 백혈의 몸
영 잊었다
아예 잊었다 했거늘
야속히도 애타게 기다렸던가
흔들리는 어깨를 감싸 줄 수 없는
아 이별보다 더 아픈 만남이여
죄인의 해후인가
어디에 화려한 꿈을 접고
들끓던 열정도 향기도 없이
마지막 남은 지친
영혼으로 왔는가
꽃아
나를 두고
기어이 목이 부러져
만장輓章 깃발 아래
상여 소리 앞세워 떠나는 꽃아

#김별시인#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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